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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작 속의 명문

명작 속의 명문 / 스토너

물아일체 2021. 6. 21. 07:32

"경솔하게 선택한 목표에 도달하기에는 자신의

역량이 부족하다는 생각도 들고, 자신이 버린 세계가

매력적으로 느껴지기도 했다."

 

"그는 책으로 완성된 자신의 원고를 다시 읽고 나서

자신이 생각했던 것 보다 뛰어나지도, 나쁘지도 않다는

사실에 조금 놀랐다.

얼마쯤 시간이 흐르자 그 책을 보는 일에 진력이

났다.

하지만 자신이 책을 썼다는 사실을 생각할 때마다

경이가 느껴졌으며, 자신이 그토록 커다란 책임이

따르는 일에 무모하게 나섰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었다."  

 

"생각은 그가 들고 있는 책에서 멀어져 방황했고,

그가 멍하니 허공을 바라보는 시간도 점점 늘어났다.

그의 의지력이 모든 힘을 잃어버리는 것 같기도 했다.

가끔은 자신이 식물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는 자신을 찔러 활기를 되찾아줄 뭔가를 갈망했다.

고통이라도 좋았다."  

 

"나이 마흔 셋에 스토너는 다른 사람들이 휠씬 더

어린 나이에 이미 배운 것을 배웠다. 

첫사랑이 곧 마지막 사랑은 아니며, 사랑은 종착역이

아니라 사람들이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이라는 것."

 

"젊다 못해 어렸을 때 스토너는 사랑이란 운 좋은

사람이나 찾아낼 수 있는 절대적인 상태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어른이 된 뒤에는, 사랑이란 거짓 종교가 말하는

천국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이제 중년이 된 그는 사랑이란 은총도 환상도 아니라는

것을 조금씩 깨닫기 시작했다."

 

"그는 냉정하고 이성적으로, 남들 눈에는 틀림없이

실패작으로 보일 자신의 삶을 관조했다.

그는 혼자 있기를 원하면서도 결혼을 통해

다른 사람과 연결된 열정을 느끼고 싶었다.

그래서 그 열정을 느끼기는 했지만, 그것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기 때문에 열정이 죽어버렸다."

 

"그는 또한 가르치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실제로도 그렇게 되었지만, 그가 평생 동안 무심한

교사였음을 그 자신도 알고 있었다...

그는 온전한 순수성, 성실성을 꿈꿨다.

하지만 타협하는 방법을 찾아냈으며,

몰려드는 시시콜콜한 일들에 정신을 빼앗겼다."

 

"그는 자신이 실패했던 것을 어렴풋이 떠올렸다.

그런 것이 무슨 문제가 된다고.
이제는 그런 생각은 하잘 것 없이 보였다.

그의 인생과 비교하면 가치 없는 생각이었다."

 

미국의 작가이자 문학 교수인 존 윌리엄스가

1956년에 발표한 '스토너'에 나오는 문장이다.

'스토너'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조금은

서툴고, 고지식하고, 평범한 인물인 스토너의 삶을

그린 소설이다.

 

농부의 아들로 농업을 배우기 위해 대학에 진학한

스토너는 문학을 좋아하게 되어 영문학도의 길을

걷게 된다.

그는 사랑하는 여인과 결혼해 가정을 이루고, 대학의

조교수가 되지만, 어느 순간 가족과 동료들로부터

고립되어 슬프고 쓸쓸한 삶을 이어가게 된다.

그러나 스토너는 끈기 있게 열정을 좇으며 자신의 길을

걸었고, 정년퇴직 얼마 후 암으로 생을 마감한다.

 

결코 극적이거나 성공적이라고 할 수 없는 스토너의

평범한 삶은 자신의 인생을 묵묵히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일 수도 있다.

'스토너'는 우리에게 남들 눈에 비치는 성공이나 실패에

집착하기 보다는, 자신만의 성실하고 의미 있는 삶을

사는 것이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人不知而不慍 不亦君子乎 (인부지이불온 불역군자호)

다른 사람이 나를 알아주지 않아도 서운해 하지

않는다면, 이 또한 군자라 할 수 있지 않겠는가.

<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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