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을 파괴하지만 정복하지 않는 고래여!
나는 너에게 달려간다.
나는 끝까지 너와 맞붙어 싸우겠다.
지옥 한복판에서 너를 찔러 죽이고,
증오를 위해 내 마지막 입김을 너에게 뱉어주마."
"나를 파괴하여 영원히 의족에 의지하는 가엾은
신세로 만든 건 바로 그 가증스러운 흰 고래였다!
대륙의 양쪽에서, 지구 곳곳에서 그 놈의 흰 고래를
추적하는 것, 그 놈이 검은 피를 내뿜고 지느러미를
맥없이 늘어뜨릴 때까지 추적하는 것, 그것이 우리가
항해하는 목적이다."
"선장님, 저는 고래를 잡으러 왔지, 선장님의 원수를
갚으러 온 것은 아닙니다. 복수에 성공한다 해도
고래기름을 몇 통이나 얻을 수 있겠습니까?
그리고 말 못하는 짐승한테 복수라니!
그 고래는 단지 맹목적인 본능으로 공격했을 뿐인데!
이건 미친 짓이에요!"
"이것이 바로 인생이다. 우리는 오랜 고생 끝에
이 세상에서 가장 덩치가 큰 동물에게서 비록 적지만
귀중한 경뇌유를 빼낸 뒤, 몸은 녹초가 되었지만
참을성 있게 몸에 묻은 오물을 씻어낸다.
하지만 '고래가 물을 뿜는다!'하는 외침소리에
우리는 또 다른 세계와 싸우러 달려가 젊은 인생의
판에 박힌 일을 처음부터 다시 되풀이한다."
"내가 아무리 고래를 해부해보아도 피상적인 것밖에는
알 수 없다.
나는 고래를 모른다. 앞으로도 영원히 모를 것 같다.
고래의 꼬리조차 모르는데 어떻게 머리를 알 수
있겠는가?
게다가 고래는 얼굴이 없는데, 내가 어떻게 고래의
얼굴을 알겠는가?"
미국 작가 허먼 멜빌이 1851년에 발표한 '모비딕'은
우리나라에 '백경'이라는 제목으로 처음 소개되었다.
포악하기로 소문난 흰 고래 모비딕에게 한쪽 다리를
잃은 에이허브 선장의 복수에 대한 집착과 광기,
그로 인한 파멸을 그린 작품이다.
작품에서의 바다는 우리가 일상에서 헤쳐 나가야 하는
삶이고, 고래 모비딕은 삶 속에서 만나게 되는 다양한
시련이나 역경을 비유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소설은 삶이라는 망망대해에서 우리가 어떤 자세로
시련을 헤쳐나가야 하는가를 생각하게 한다.
인생을 살면서 겪었던 시련은 잊을 줄도 알아야 한다.
그 시련의 기억에 계속 매달려 원망과 분노의 감정에
갇혀 살게 되면 자신의 삶도 망치게 될 것이다.
세계적인 커피 브랜드 '스타벅스'는 이 작품에 등장하는
커피를 좋아하는 일등 항해사 '스타벅'의 이름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知足不辱 知止不殆 (지족불욕 지지불태)
만족함을 알면 욕됨이 없고,
그칠 줄 알면 위태로움이 없다. <노자 도덕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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