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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단상

또 한 해를 보내며

물아일체 2018. 12. 21. 09:42

2018년이 기울고 있다.

하루가 저물듯 해가 막을 내리려 한다.

 

光陰如流 (광음여류)

세월은 흐르는 물과 같고,

 

迎新了不欺 (송구영신료불기)

묵은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음은 어김이 없구나.

 

이 때쯤이면 늘 그래 왔던 것처럼

올 해도 마음과 행동과 말이 따로 놀았음을

후회하게 된다.

 

지난 한 해 모두가 힘들었다고 한다.

하지만 언제 힘들지 않았던 때가 있었던가.

해를 보내면서 힘들고 좋았던 기억들일랑 

세월의 저편으로 흘려 보내자.

 

이 즈음 추억과 덕담을 나누는 송년모임은

삶에 온기를 더하는 얼마나 소중한 시간인가.

그 가운데 고교동창 모임은 가장 마음이 편하고

정이 넘치는 자리이다.

 

며칠 전 재경 고교 동창 모임에 50 가까운

친구들이 모였다.

예년에 없던 대단한 숫자이다.

 

대부분 은퇴를 시간 여유가 생긴 덕분이기도 하지만

보다 점점 빨라지는 세월의 흐름 속에

외로움이 컸던 때문일 같다.

 

나이가 들면 감정도 무뎌진다고 하던데

외로움은 타게 되는가 보다.

 

언제나 해의 시작에서는 밝은 것들만 계획하고

좋은 인연만을 꿈꾸지만 끝자락에서는

아쉬움이 남게 마련이다.

 

가장 아쉬움은 사람에 대한 것이다.

동창 모임에 명이 왔어야 하는데 오지 못했다.

세월이 흐를수록 오는 친구는 차츰 늘어날 것이고

그들을 향한 아쉬움 또한 커져 것이다.

 

'빨리 가려면 혼자서 가라.

그러나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 말이 있다.

 

젊었을 때는 빠름이 미덕이었다.

빨리 성공하고 싶었고,

빨리 돈을 모아 집도 사고 싶었다.

그러기에 우리는 앞만 보고 치열하게 경쟁하며

달려 왔다.

 

그러나 이제는 거울에 비친 내 모습에서

돌아가신 아버지의 모습이 보이고,

친구들의 얼굴에서도 긴 세월의 흔적이 묻어난다.

 

언제 이렇게 나이가 들었을까?

白駒過隙 (백구과극)

문틈으로 빠르게 달리는 흰 망아지를 보는 것처럼

인생과 세월은 덧없고 빠르기만 하구나.

 

우리도 한 때는 부푼 꿈에 가슴 콩닥이던

신입생이고, 신입사원이고, 신혼부부였는데,

돌아보는 지난 시절이 엊그제 같지만

어느새 세월은 이렇듯 흘렀다.

 

이제 우리의 관심도 빨리 가는 보다는

멀리 가는 쪽으로 바뀌었다.

좋아하던 술과 음식도 양이 줄고,

이야기는 자연스레 건강으로 모아지며

마음 맞는 친구를 찾는 일은 늘어간다.

 

자연의 이치는 거짓이 없어

겨울이 깊으면 봄도 멀지 않다.

 

行百里者半九十 (행백리자반구십)

길을 가려는 사람은 구십 리를 반으로 여긴다.

아직은 살아야 날들이 많다.

 

까르페 디엠! 지금 순간을 즐기자.

오늘이 마지막 기회가 수도 있다.

이제는 해야 보다는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아도 나이다.

 

나중에 후회하지 말고 있을 하자.

사랑하는 가족이나 정든 친구와 언제 헤어지게

모른다.

 

무엇 보다 건강에 조심하자.

이제 한번 삐끗하거나 망가지면

회복하는데 시간도 많이 걸리고 치명적이다.

몸도 마음도 마찬가지이다.

 

친구들아,

새해에는 더욱 즐겁고 행복하고 멋있는 시간

많이 만들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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