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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단상

칭찬과 비난

물아일체 2018. 11. 13. 10:47

동서고금의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칭찬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상대방이 좋아하는 칭찬 보다는

싫어하는 비난과 비판에 관심이 더 많고 익숙한 것

같다.

 

인터넷과 각종 SNS를 보면 "좋다", "잘 했다"

칭찬의 선플은 적은 반면 비난하고 욕을 하는 악플은

넘쳐난다.

 

배 고픈 것은 참을 수 있지만, 배 아픈 것은 참지

못한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칭찬에 인색하고 시기와 질투심이 많은 사람들을

비유하는 말이다.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

사람은 꾸중 보다는 칭찬을 들을 하고자 하는

의욕이 생겨나고 창의력도 발휘되게 마련이다.

 

허물은 보고 남의 말만 하는 것이 문제이다.

비난을 하는 것과 솔직한 것은 전혀 별개인데도

둘을 혼동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제자인 자공이 공자에게 물었다.

"군자도 사람을 미워하는 일이 있습니까?"

공자가 대답했다.

"군자도 다른 사람의 허물을 들추어 함부로 말하는 ,

아래에 있으면서 윗사람을 헐뜯는 , 용감하지만

무례한 , 과감하나 앞뒤가 막힌 자를 미워한다."

옛날 공자가 살던 시대에도 남을 비난하고 시기하는

사람들이 많았던 모양이다.

 

 責人之心責己 恕己之心恕人

(책인지심책기 서기지심서인)

남을 꾸짖는 마음으로 나를 꾸짖고,

나를 용서하는 마음으로 남을 용서하라.

 

사람들은 자신의 잘못에는 관대하면서도 남의 실수나

잘못에는 엄격한 경향이 있다.

자는 남에게 너그럽고 자신에게 엄격한 사람을

군자라고 했다.

 

사마천의 사기에는 초패왕 항우가 어질고 재능 있는

사람을 시기하고 질투하는 투현질능(妬賢嫉能)

성격 탓에 유능한 인재들을 모두 떠나 보내고 결국에는

유방에게 패했다고 하는 내용이 있다.

 

건전한 비판은 필요하지만, 시기와 질투는 도리어

자신을 망치고 나아가 조직도 망치게 한다.

 

조선 건국 태조 이성계와 무학대사가 만나

망중한(忙中閑) 대화를 나눴다.

이성계가 "오늘은 서로 터놓고 속마음을 얘기해

보자." 제안한 , 무학대사에게 "대사께선 돼지로

보입니다" 하며 선수를 쳤다.

 

그러자 무학대사는 이성계에게 "상감마마는 부처로

보입니다"라고 응수를 했다.

부처로 보인다는 의외의 말에 이성계가 좋아하며

연유를 물으니 무학대사가 대답했다.

 

豕眼見惟豕 佛眼見 (시안견유시 불안견유불)

돼지의 눈으로 보면 이 세상이 돼지로 보이고,

부처의 눈으로 보면 이 세상이 부처로 보인다.

사람들은 본인이 관심이 있거나, 보고 싶은 것으로만

사물을 보고 해석한다는 의미이다.

 

여름 한 철 살다 죽는 매미는 겨울을 알지 못하고,

우물 안의 개구리는 넓은 바다를 알지 못하듯

사람들은 시간과 공간의 제약 속에서 살아간다.                      

 

또한, 사람들은 자기가 알고 있는 것과 자신의

잣대로만 상황을 판단하기에 오류를 범하기도 하고

남에게 상처를 주기도 한다.

 

貴其所長 忘其所短 (귀기소장 망기소단)

상대방의 장점은 높이 평가해 주고,

그 단점은 눈 감아 주어라.

 

삼국지에 나오는 오나라 손권의 말이다.

조조, 유비와 마찬가지로 손권 또한 인재 발굴과

육성에 힘을 기울였다.

그 결과 손권은 노숙, 여몽, 육손 같은 걸출한

인재들의 보좌에 힘입어 난세 속에서 위, , ,

삼국 정립에 성공할 수 있었다.

한 때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책이 인기를

끌면서 칭찬 열풍불러일으킨 적이 있었는데,

최근에는 관심이 예전만 못한 것 같다.

경쟁이 워낙 치열하고 하루하루의 삶이 팍팍하다

보니 다른 사람을 칭찬할 마음의 여유 조차 없어진 듯

하다.

 

사촌이 땅을 사면 아파하는 질투심을 버리고

송무백열(松茂柏悅), 소나무가 무럭무럭 자라는 것을

보고 잣나무가 기뻐하듯, 사촌이 잘되면 같이 기뻐하고

칭찬해 주자.

 

칭찬은 돈을 들이지 않고도 상대방을 즐겁고 기분 좋게

해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자신도 행복해질 수 있는

묘약이다. 가정에서든 사회에서든 칭찬하는 일에 좀 더

익숙해져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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