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에서 찾는 삶의 지혜와 즐거움!
고전은 마르지 않는 지혜의 샘, 스토리텔링의 보물창고.

춘래불사춘 4

고사성어를 만든 사람들 / 인생 2막을 개척한 미녀 왕소군과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흉노는 한(漢)나라 고조 유방이 항우를 물리치고 천하를 통일하기 전부터 이미 북방의 강국이었다. 한나라가 비록 진(秦)나라의 뒤를 잇는 강력한 통치체제를 수립했지만, 북방 흉노와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는 일은 쉽지 않은 과제였다. 한 고조는 한 때 흉노 정벌에 나서기도 했으나 참패한 뒤, 다시는 흉노와의 전쟁을 벌이지 말 것을 유언으로 남기기도 했다. 그래서 한나라는 왕실의 공주를 흉노의 왕인 선우에게 시집 보내는 혼인 정책이나 조공으로 그들을 달랠 수 밖에 없었다. 중국 4대 미녀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히는 왕소군은 이러한 시대적 배경 속에 흉노의 왕 호한야 선우에게 시집을 가 흉노 땅에서 일생을 마친 여인이다. 그녀가 한나라를 떠나 흉노의 땅으로 갈 때 하늘을 날던 기러기들이 그녀의 미모에 넋을 잃고 날..

고전에서 배운다 /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合成散敗 萬古正理 (합성산패 만고정리) 합치면 이루고 흩어지면 패한다. 이는 만고의 정한 이치이다. 안중근 의사가 1910년 여순 감옥에서 쓴 '동양평화론' 서문에 나오는 문장으로, 서울 남산의 안중근 의사 기념관 앞에 가면 돌에 새겨진 이 글을 볼 수 있다. 새삼 이 문장이 관심의 대상이 된 것은 얼마 전 야당의 유력 대선 후보가 안중근 의사의 "합성산패"를 인용하며 지지층의 결집을 당부했다는 언론보도 때문이다. 아마도 최근에 겪었던 내부 분열과 갈등으로 지지율이 하락한 것을 염두에 둔 메시지인 것 같다. 해방 직후 좌우 대립의 혼란기에 이승만 대통령이 특유의 떨리는 목소리로 국민의 단결을 호소했던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 연설의 문장 또한 안중근 의사의 "합성산패"와 같은 의미라고 하겠다. ..

결혼, 음(陰)과 양(陽)이 만나다

무더위가 물러나고 가을로 접어드니 지인들로부터 혼사가 있다는 소식이 부쩍 많이 들려온다. 결혼은 개인적으로는 인생에 있어서 가장 행복한 빅 이벤트이며, 사회적으로는 인류가 고안해낸 가장 위대한 제도 가운데 하나이다. 인류가 멸종되지 않고 오늘날 찬란한 문화를 꽃 피울 수 있는 것은 결혼을 통해 삶의 안정성과 지속가능성을 확보한 데 따른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결혼은 나라와 지역에 따라 다르고, 시대의 흐름에 따라서도 많은 변천이 있었다. 결혼(結婚)의 한자 혼(婚)은 원래는 저녁 무렵을 의미하는 황혼의 혼(昏)에서 유래된 글자이다. 전통 음양설에 따르면 남자는 양(陽)이고 여자는 음 (陰)이며, 낮은 양이고 밤은 음이라 양과 음이 교차하며 만나는 저녁에 남녀가 만나서 혼례를 올리는 것이 옛 풍습이었다. ..

클래식 단상 2018.09.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