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비문을 통해 본 명사들의 삶 / 자칭 '걸레' 중광 스님
묘비문은 치열했던 한 인간의 삶의 기록이다. 재치와 유머가 담긴 촌철살인의 문장, 조금은 엉뚱한 글귀의 묘비문이 있는가 하면 자신의 인생을 함축한 묘비문도 눈에 띈다. 다양하게 표현된 명사들의 묘비문을 통해 그들이 후대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어했던 메시지와 그들의 삶을 살펴 본다. "괜히 왔다 간다." ‘걸레’, ‘미치광이 중’을 자처하며 삶을 파격으로 일관했던 화가, 예술가 중광 스님의 묘비문이다. 권력이나 물질적 풍요를 누렸던 인생이든, 가난에 찌들었던 인생이든 모두 덧없는 것임을 명쾌하게 표현한 글귀라고 하겠다. 1935년생으로 중졸 학력의 중광 스님은 26세에 양산 통도사에서 출가했으며, 조계종 종회의원을 지내기도 했지만, 자신의 제사를 지내는 등 잇따른 기행으로 1979년 10월에 파문을 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