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태고지는 누가복음 1장에 나오는 내용으로, 천사 가브리엘이 마리아의 집에 찾아와 예수 잉태를 알리는 장면이다. 유럽 인구의 대다수가 문맹이던 시절, 그림은 성서의 내용을 전달할 수 있는 좋은 수단이었다. 수태고지는 예수의 탄생 일화이자, 신의 아들인 예수가 인간으로서의 삶을 얻게 되는 첫 순간이기 때문에 기독교가 공인된 이후 서양 미술의 중요한 소재가 되어 왔으며, 많은 화가들이 마리아와 가브리엘의 표정과 동작을 다양하게 표현하고 있다. (1) 시모네 마르티니의 교회의 권위가 최고조에 달하던 중세시대의 그림으로, 화려하고 엄숙하게 그려졌다. 천사들에게 둘러싸인 비둘기가 마리아를 향해 성령을 불어넣고 있으며, 그 아래 놓인 화병에는 순결을 상징하는 백합이 꽂혀 있다. 가브리엘의 날개는 공작의 날개로, 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