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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단상

대통령 탄핵과 겸청(兼聽)의 리더십

물아일체 2025. 1. 20. 00:00

공자는 임금에게 대드는 신하 네댓 명만 있으면 사직을

보존한다고 했다.

춘추 오패의 한 사람인 초 장왕은 자신의 말에 이의를

제기하는 신하가 없으면 나라에 인재가 없다며

걱정을 했다고 한다.

직언을 하는 신하의 중요성을 강조한 이야기이다.

 

역사를 돌이켜 보면 훌륭한 지도자에게는 직언을 서슴치

않았던 신하들이 있었고, 지도자들은 그들이 직언을

할 수 있도록 기를 살려주고 정치력을 발휘함으로써

나라를 발전시키고 태평성대를 이뤘다.

 

관리가 된 제자가 공자에게 어떻게 하면 고을을

잘 다스릴 수 있는지 물었다.

이에 공자가 대답했다.
고을을 잘 다스리기 위해 자기 혼자 열심히 하는 것은

하수(下手)이고, 다른 사람의 힘을 이용하는 것은 중수

(中手)이며, 다른 사람의 지혜를 이용하는 것이 상수

(上手)이다.”

 

고을이든 나라든 회사든 다양한 이해관계를 가진

사람들이 모인 공동체이다. 그들의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지혜를 모아 조직을 한 방향으로 나아가게

하려면 무엇 보다 소통이 중요한데, 그 소통을

잘 하기 위해서는 리더의 겸청과 포용력이 필요하.

 

당 태종이 신하들과 나눈 대화를 기록한 '정관정요'

가히 제왕학 또는 정치 교과서라고 불릴 만큼 군주와

리더들이 읽고 새겨야 할 내용이 많다.

가운데 간언을 장려한 태종과 직언을 서슴지

않았던 신하 위증의 일화가 있다.

 

당 태종 이세민이 임금이 되기 전 자기 형과 왕위를

놓고 골육상쟁을 벌일 때 위징은 형의 편에 섰던

인물로 이세민과는 정적 관계였다.

그러나 왕위에 오른 당 태종은 위징을 신하로 포용했고,

위징은 소신껏 태종을 보필했다.

 

당 태종이 위징에게 현명한 군주와 어리석은 군주는

어떻게 구분하는지 물었다.

이에 위징이 대답했다.

"현명한 군주는 겸청(兼聽)하고, 어리석은 군주는

편신(偏信)한다."

군주가 두루 들으면 명군(明君) 되고, 한쪽 말만

들으면 혼군(昏君) 된다는 것이다.

 

겸청은 겸손과 경청의 합성어로 다양한 사람의

의견에 귀를 기울여 가운데 옳다고 생각하는

의견을 받아들이는 것이며, 편신은 특정한 사람의

만을 믿는 것이다.

 

초한전쟁에서 모든 조건이 아래였던 유방이

항우를 물리치고 승리할 있었던 것은

겸청 덕분이었으며, 반대로 항우의 실패는 편신에

기인한 것이라 있다.

 

우리나라의 전직 대통령도 비선 실세

한 여인 말만 듣는 편신으로 탄핵까지 당하는

불행을 맞기도 했고, 현직 대통령은 어느 날

난데없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가 탄핵소추되어

헌재에서 심판이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불행한 사태가 일어나게 된 근본원인은

그 분들이 다른 사람의 조언을 전혀 받아들이지

고집 때문이었다고 할 수 있기에, 겸청의 리더십은 

오늘날에도 지도자에게  필요한 덕목이라고

하겠다.

 

하루는 태종 이세민이 얼굴을 붉히며 내실로

들어와 황후 앞에서 화를 내며 말했다.

위징이 조회 때마다 나를 욕보이는데 그냥

없다.”

그러자 황후는 없이 물러났다가 예복을 갖춰

입고 들어와 태종에게 큰절을 올렸다.

 

태종이 의아해서 그러느냐고 물으니 황후가

대답했다.

군명신직(君明臣直), '임금이 밝으면 신하는

곧다."

위징이 황제의 노여움을 정도로 바른 말을

하는 보니 폐하의 밝으심이 크게 드러날

것이라 경하 드립니다.”

이에 태종은 화를 풀고 오히려 기뻐했다.

 

임금이 현군이면 신하가 곧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는 우리 속담과 같은

의미라고 하겠다. 재벌 오너들의 아랫사람에 대한

갑질과 횡령, 배임 등이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요즈음 기업 리더들이 명심해야 것이다.

 

 君舟民水 水則載舟 水則覆舟

(군주민수, 수즉재주, 수즉복주)

군주는 배요, 백성은 물이다.

물은 배를 띄울 수도 있지만 뒤엎을 수도 있다.

위징은 순자에 나오는 이 말을 인용하여 태종에게

간언했다.

 

백성을 섬기는 위민정신과 겸청의 자세, 그리고

자신을 반대했던 사람까지도 등용한 포용의 정치 등

당 태종의 치세에 역사는 "정관의 치(貞觀之治)"

라는 말로 찬사를 보내고 있다.

 

 治大國 若烹小鮮 (치대국 약팽소선)

큰 나라를 다스리는 지도자는 작은 생선을 굽는

것처럼 지나친 간섭이나 잔소리를 하지 않고

진득하게 기다리며 분위기를 조성해 줘야 한다.

 

노자는 무위의 조용한 리더십을 강조했다.

조그만 생선을 구울 때 이리저리 뒤척이면 생선의

살점이 프라이팬에 다 달라붙어 먹을 것이 별로

없게 된다.

 

공자는 "정치를 덕으로 하는 것은 북극성이

제자리에 있고 뭇별들이 그를 둘러싸고 도는 것과

같다"했다.

군주가 북극성처럼 정확하게 중심을 잡고 있으면

신하와 백성들도 맡은 바 역할을 다한다.

 

君子不器 (군자불기)

군자는 한 가지만 담을 수 있는 그릇이 되어서는

안된다. 조직의 리더는 다양한 이해관계의 통합을

이룰 수 있는 유연성과 포용력이 필요하다.

 

上德若谷 (상덕약곡)

최고의 덕을 지닌 자는 마치 골짜기와 같다.

깊고 넓은 골짜기가 작은 물줄기들을 받아

들이듯 리더는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수용하는

넓은 마음을 가져야 한다.

 

리더의 역량에 따라 조직이나 나라가 발전하기도

하고 쇠퇴하기도 한다.

리더가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항상 귀를 열어 겸청하고, 마음을 열어 포용하는

자세를 가져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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