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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 이야기

명화 이야기 / 사비니의 여인들

물아일체 2023. 8. 10. 03:00

 

'사비니 여인들'은 로마 건국 신화의 일부로 전해오는

이야기이다.

늑대의 젖을 먹고 자란 로마의 건국 시조 로물루스는

로마의 새로운 전사들을 낳아줄 여인들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로마의 세력이 커지는 것을 두려워한 이웃

부족들은 로마와의 혼인을 기피했다.

로물루스는 결국 이웃 부족인 사비니 여인들을

납치하기로 계략을 세웠다.

 

로마인들은 바다의 신 넵투누스를 기리기 위한 성대한

축제를 열고 사비니 사람들을 모두 초대했다.

그리고는 사비니 남자들이 춤과 포도주에 취해 방심한

틈을 타 사비니 여인들을 납치했다.

사비니의 남자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

 

로마인들의 계략에 속아 딸과 여동생을 빼앗긴 사비니

남자들은 3년의 세월이 흐른 뒤 납치당한 여인들을

구출하기 위해 로마로 쳐들어 갔다.

그러나 사비니의 여인들은 이미 로마인의 아내가 되어

자식을 낳아 기르며 살고 있었다

 

자칫 혈육인 사비니의 아버지가 죽든, 로마인 남편이

죽든, 아니면 둘 다 죽을 수도 있는 위기의 순간에

여인들이 이들의 싸움을 막으며 소리쳤다.

 

"우리는 이제 어머니예요. 우리 아이들은 당신들의 아들,

손자입니다.

우리가 싸움의 원인이지요. 우리 때문에 우리 남편과

우리 아버지가 다치거나 죽을 수 있어요.

우리는 과부 혹은 고아가 되기보다, 차라리 우리가

먼저 죽어버리겠어요." 

 

그러자 살벌한 전장이 조용해지고, 양측 병사들은

무기를 내려놓기 시작했다.

전투는 끝났고, 사비니 사람들은 로마인들과 하나의

국가로 통합하기로 합의했다.

 

       < 자크 루이 다비드의 '사비니의 여인들' >

 

 

그림 중앙에 서로 칼과 창을 겨눈 채 마주 선

두 전사가 보인다. 왼쪽은 사비니의 대장 타티우스, 

오른쪽은 로마의 시조 로물루스이다.

그런데 이 두 사람 사이에 선 여인이 있다. 

 

그녀는 사비니 출신 여인 헤르실리아인데, 사비니 대장

타티우스의 딸이자 이제는 로마의 시조인 로물루스의

아내이다.

헤르실리아와 그녀를 따르는 여인들이 로마와 사비니의

전투를 막아서고 있는 모습은 거침이 없다.

 

흰옷을 입은 금발의 헤르실리아는 두 팔을 벌려 싸움을

그만두라고 한다.

흰 두건을 쓴 여성은 갓 태어난 아이를 치켜 올리고

있으며, 또 다른 여성은 칼을 든 사비니의 대장

타티우스의 다리에 아이를 안은 채 매달린다.

검은 머리의 여성은 땅바닥의 순진무구한 아이들과

놀고 있다.

 

결국 양측의 병사들은 차마 칼을 휘두르지 못하고,

창을 던지지 못한다.

그림 오른편의 말을 탄 군인은 칼을 거두고 있다.

벗은 투구를 높이 든 채 "전투를 중단하라!"고 외치는

듯한 병사의 모습도 보인다.

 

자크 루이 다비드가 이 그림을 그린 1799년은

나폴레옹이 집권한 해다.

프랑스 대혁명으로 왕정이 무너진 뒤 들어선 혁명정부가

분열을 거듭하다가 새로운 황제를 맞게 된 시기였다.

 

혁명파의 대표 화가였던 다비드는 갈등을 봉합하고

평화를 회복하자는 화해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이 그림을 그린 것으로 해석된다.

자크 루이 다비드는 18세기 후반에서 19세기 초반

유행한 프랑스 신고전주의 회화의 창시자이다.

 

        < 니콜라 푸생의 '사비니 여인들의 납치' >

 

 

 17세기 프랑스 고전주의 회화를 이끌었던 화가 니콜라

푸생의 그림이다,

로물루스의 신호를 받은 로마인들이 축제에 참가한

사비니 여인들을 납치하는 장면을 묘사하고 있다.

 

    < 페테르 파울 루벤스의 '사비니 여인들의 납치' >

 

 

17세기 플랑드르 바로크 미술의 거장 루벤스가 그린

이 그림은 로물루스가 로마인들에게 사비니 여인들을

납치하라는 신호를 보낸 순간을 묘사하고 있다.

 

가슴이 노출된 여인과 여인의 치마를 들어올리는 군인,

당황해 하는 여인들을 묘사함으로써 납치의 폭력성을

강조하고 있다.

 

        < 파블로 피카소의 '사비니 여인들의 납치' >

 

       

피카소 특유의 추상적 신체 표현을 통해 역동적이고

왜곡된 연민을 나타냄으로써 폭력의 잔인함에 대한

극적 효과를 최대화했다.

 

       < 잠볼로냐의 조각 '사비니 여인의 납치' >

 

 

16 세기 후반 플랑드르의 조각가 잠볼로냐가 만든

대리석 조각상이다.

작품은 세 명의 누드 인물을 묘사하고 있는데, 중앙에

있는 로마의 청년이 사비니 노인으로부터 여인을 

빼앗고 있는 장면을 표현하고 있다.

노인과 여인은 절망적인 표정으로 필사적으로 저항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