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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 이야기

명화 이야기 / 요하네스 베르메르의 그림들

물아일체 2023. 7. 17. 04:00

요하네스 베르메르는 렘브란트 보다 30년쯤 뒤인

17세기 중반 네덜란드에서 태어났는데, 그의 생애에

관해서는 알려진 것이 거의 없다.

 

그는 일상 속에서의 고요한 아름다움을 잔잔하게

전달해 주었던 따뜻한 빛의 화가로, 렘브란트와 함께

네덜란드를 대표하는 국보급 화가로 평가 받고 있다.

 

그러나 베르메르는 19세기 사실주의와 인상파 화가들에

의해 재조명 될 때까지 약 200년 동안이나 잊혀졌던

화가였다.

 

그의 그림 대부분은 여인이나 일상을 다룬 소품들이며,

40대 초반의 나이에 죽기까지 남겨진 작품의 수도

30여 점에 불과할 정도로 적다.

 

베르메르의 그림은 남겨진 작품 수가 적고, 작품의

크기도 작다 보니 위작 논란이 많았다.

그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제 2차 세계대전 중에

네덜란드의 화가 겸 그림 중개상이었던 반 메헤렌이

베르메르의 작품을 위조해 나치 독일의 2인자였던

헤르만 괴링 원수에게 판매했던 사건이다.

 

그런데 재미 있는 건 괴링이 반 메헤렌으로부터

위조된 베르메르의 그림을 산 뒤 대금으로 지불한

달러 지폐가 모두 위조 달러였던 것으로 밝혀져,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다는 속담을 실감케 했다는

것이다.

 

                     <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 >

 

 

그림은 칠흑처럼 어두운 배경으로 되어있어 인물에게만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다.

소녀는 눈썹과 속눈썹이 거의 그려지지 않아 커다란

두 눈만 맑게 빛나고 있다.

 

눈썹이 없기 때문에 '네덜란드의 모나리자'라고도

불리는 작품이다.

그림 기법도 다빈치의 모나리자와 비슷하다.

눈과 입술 등의 윤곽선을 뭉개고 어둡게 처리한

스푸마토 기법으로 좀더 신비스럽고 몽환적인 표정을

연출했다.

 

눈동자를 들여다 보면 실제 사람의 눈동자를 보는

것 같은 깊이와 생동감이 느껴진다.

소녀의 앵두 같은 붉은 입술은 살짝 벌어져 있어

실제 사람의 평소 표정을 보는 것 같이 자연스럽다.

 

그림의 포인트가 되는 진주 귀걸이도 맑고 투명하게

빛나 진짜 같은 느낌을 준다.

머리에 두른 파란 터번과 그 안의 노란 터번으로 인해

소녀의 모습이 이국적으로 보인다.

큰 눈동자와 관능적인 입술, 특유의 시선과 표정이

보는 사람에게 비밀스러움이 어우러진 신비감을

주고 있다.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따뜻한 햇볕 한 줄기를 받으며

관람자를 지긋이 응시하고 있는 소녀의 영롱한 두 눈과

살짝 벌어진 입술은 마치 관람자에게 무언가 이야기를

하려는 듯한 느낌을 준다.   

                        < 우유를 따르는 여인 >

 

 

어느 시골 농가의 소박한 부엌의 모습을 그렸다.

우유를 따르며 아침을 준비하고 있는 듯 보이는 하녀의

얼굴에서는 일상의 평화로움이 느껴진다.

여인은 우유를 따르는 일에 완전히 몰입되어 있다.

 

당시 생활의 단면을 볼 수 있는 여러 소품들이

사실적으로 그려졌는데, 맑고 부드러운 빛과 색의

조화 속에 일상의 조용한 정취를 섬세하고 치밀하게

묘사하고 있다

 

노란 옷에 빨간 치마와 파란 앞치마, 녹색 테이블과

하얀 우유 등 모든 색들이 조화를 이룬다.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햇빛이 부드러움을 자아내고

있다.

 

완성도가 뛰어난 극사살주의의 표본이라 할 수 있다.

벽에 난 못자국이 너무나 사실적이다.

투박한 옷감의 질감도 리얼하고, 빨강 파랑 노랑의

원색 대비가 강렬하다.

 

                     < 베르메르의 다른 그림들 >

 

베르메르의 작품 속 인물들은 대부분 우유를 붓거나,

편지를 읽거나, 악기를 연주하는 등 아주 일상적인

모습을 하고 있다.

 

옷차림이나 분위기를 보았을 때, 그들은 귀족이 아닌

평범한 사람들인 것을 알 수 있는데, 이는 베르메르가

일반 평민들을 대상으로 그림을 팔아야 했기 때문으로

짐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