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손에 관한 이야기는 구약성경 사사기 제 13 - 16장에
나온다. 기원전 1100년경 이스라엘 민족은 하나님을
멸시한 대가로 40년간 블레셋(팔레스타인)의 지배를
받고 있었다.
어느 날 천사가 나타나 '마노아'라는 불임부부에게
이스라엘을 블레셋의 압박에서 구원할 아들을
허락했음을 알린다.
이렇게 해서 태어난 삼손(Samson)은 엄청난 힘을
지닌 장사였다. '삼손'이라는 이름은 히브리어로
'밝은 태양(Bright Sun)' 또는 '태양의 아이
(Sun Child)'라는 의미이다.
삼손은 미쳐 날뛰는 사자의 입을 두 손으로 찢어
단숨에 숨통을 끊어 버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영웅 헤라클레스와 함께 용맹한 남성의 상징으로
꼽혔다.
신에게 몸을 바쳐야 하는 운명을 안고 태어난
삼손에게는 지켜야 할 금기 사항이 있었는데,
그것은 독한 술과 부정한 음식을 피하고, 괴력이
솟아나게 하는 머리카락을 절대로 자르지 않는
것이었다.
성인이 된 삼손은 부모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과 원수지간인 블레셋 여인 데릴라를
사랑하게 되었다.
그러자 삼손을 자기들의 힘으로는 도저히 잡을 수
없다고 생각한 블레셋 사람들은 데릴라에게 삼손의
힘의 비밀을 알아 달라고 돈으로 유혹했다.
데릴라는 삼손을 속여서 그 힘의 원천이 길게 기른
머리카락에 있음을 알아냈고, 삼손이 잠든 사이에
그의 머리카락을 잘라버렸다.
머리카락이 잘린 삼손은 힘을 쓰지 못하게 되었고,
블레셋인들은 그런 삼손의 두 눈을 칼로 도려냈다.
삼손은 정욕에 눈이 먼 대가로 애인에게 배신당하고
장님이 된 것이다.
힘을 잃게 된 삼손은 마침내 블레셋인들의 포로가 되어
온갖 형벌을 받고, 무거운 맷돌을 돌리는 노예 생활을
하게 된다.
얼마 후 블레셋의 신 다곤의 제삿날, 신전 앞에 끌려온
삼손은 신에게 최후의 힘을 줄 것을 기도했다.
그리하여 마침내 괴력을 회복한 삼손은 거대한 신전을
무너뜨리고 수천 명의 블레셋인들과 함께 자신도 무너진
신전 돌덩이에 깔려 죽어갔다.
삼손과 데릴라 이야기는 그림 뿐만 아니라 오페라,
팝송, 영화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으로 제작되어
관람객들에게 보고 듣는 재미와 즐거움을 주고 있다.
< 루벤스의 '삼손과 데릴라' >
17세기 플랑드르 바로크 미술의 거장인 페테르 파울
루벤스의 그림이다.
돈에 매수된 데릴라를 극적으로 표현한 그림으로,
종교화임에도 종교적 의미보다 관능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빛과 어둠을 이용해 사랑과 배신을 극적으로 표현했다.
삼손은 데릴라와의 사랑이 끝난 후 그녀의 무릎에
얼굴을 묻고 잠들어 있다.
데릴라는 미묘한 표정으로 잠든 삼손을 내려다 보고
있다. 데릴라 옆의 이발사는 가위로 잠든 삼손의
머리카락을 자르고 있다.
이발사 옆에 서 있는 노파는 촛불을 밝히며 그 장면을
바라보고 있다. 노파는 사창가의 포주로 악을 상징한다.
노파의 늙은 얼굴은 데릴라의 젊은 얼굴과 대조를
이룬다.
그림 오른 쪽 문밖에는 힘이 빠진 삼손을 잡기 위해
블레셋 병사들이 기다리고 있다.
< 렘브란트의 '삼손과 데릴라' >
빛의 마술사, 빛과 어둠의 화가로 불리는 렘브란트는
17세기 플랑드르 바로크 회화의 황금시대를 연
네덜란드 최고의 화가이다.
그림에는 삼손과 삼손의 머리털을 가지고 도망치는
데릴라, 그리고 삼손을 붙잡고 그의 눈을 찌르고 있는
블레셋 병사들이 등장하고 있다.
삼손은 누워 있는데, 그의 자세는 대천사 미카엘의
창에 제압당한 마귀가 지옥불에 등을 지지며
몸부림치는 자세에서 따온 것이다.
아픔을 이기지 못해 몸부림치는 삼손의 고통이
오그린 발가락을 통해 짐작된다.
한 손에는 가위를, 다른 한 손에는 삼손의 머리털을
움켜 쥐고 달아나는 데릴라의 표정에 죄책감과 연민이
교차한다.
< 젠틸레스키의 '삼손과 데릴라' >
17세기 이탈리아 바로크 시대의 화가로, 서양 미술사에
등장하는 최초의 여성 화가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의
그림이다.
< 구스타브 모로의 '삼손과 데릴라' >
19세기 후반 프랑스 상징주의 화가 구스타브 모로의
작품이다.
그림에서 데릴라는 팜므 파탈의 냉혹한 여인이라기
보다는 환상적이고 이국적인 아름다움과 유혹적인
모습으로 표현되었다.
* 탐 존스와 루치아노 파바로티의 '딜라일라' 합동공연.
딜라일라는 데릴라의 영어식 발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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