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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에서 배운다

고전에서 배운다 / 킹 메이커들

물아일체 2021. 12. 9. 10:14

上善若水 (상선약수)

水善利萬物而不爭 (수선리만물이부쟁)

處衆人之所惡 (처중인지소오)

최고의 선은 물과 같다.

물은 만물을 이롭게 하지만 그 공을 다투지 않고,

사람들이 싫어하는 낮은 곳에 자리한다.

 

처신을 겸손하게 하여 널리 베풀되 보답을 바라지

말라는 가르침을 담고 있는 노자 도덕경의 문장이다.

 

중국 춘추시대 진(문공은 19년의 유랑생활 끝에 

62세에 왕위에 올라 제 환공의 뒤를 이어 두 번째

춘추오패가 된 인물이다.

문공은 함께 고생했던 신하들에게 논공행상을 하면서

굶주린 자신을 위해 허벅지 살을 베어 바치는 할고봉군

(割股奉君)실천한 개자추를 빠뜨리는 실수를 했다.

백성들 사이에 이를 비난하는 노래가 유행하자

개자추는 왕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려 늙은 어머니를

모시고 면산으로 들어가 숨었다.

 

문공은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고 개자추를 찾았으나 

모습이 보이지 않자 면산에 불을 질러 그가 나오도록 

했지만 개자추는 끝내 나오지 않고 어머니와 함께

불에 타 죽고 말았다.

문공은 불을 낸 것을 후회하고 개자추가 죽은 날에는 

불을 피우지 말라는 명을 내리니 오늘날까지 전해오는 

한식의 기원이다.

 

대통령 선거라고 하는 국가적 초대형 이벤트를

석 달 앞둔 이 즈음, 각 후보들의 선대위가 꾸려지고

어떤 유력 인사들이 합류했다는 뉴스가 줄을

잇고 있다.

 

후보들의 캠프 안팎에는 선거가 끝난 뒤 정권교체

또는 정권재창출이라는 화려한 잔칫상에서

보다 좋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여러 킹 메이커들의

눈에 보이지 않는 경쟁도 치열한 듯 하다.

 

후보들의 선대위가 물처럼 개자추처럼 힘은 보태되

보상이나 자리를 탐하지 않는 사람, 개인의 안위와

출세가 아니라 나라와 국민을 위해 헌신하려는

사람들로 북적이면 좋겠지만, 그런 사람들을 현실에서

기대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조금이라도 더 큰 이익을 차지하기 위한 다툼과 갈등이

만연한 현실에서 보다 많은 사람들이 상선약수 문장을

기억하고 개자추의 일화를 귀감으로 삼기를 바라는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