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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작 속의 명문

명작 속의 명문 / 장영희의 '내가 살아보니까'

물아일체 2025. 11. 6. 00:01

 

"내가 살아보니까

사람들은 남의 삶에 그다지 관심이 많지 않더라.

그래서 남을 쳐다볼 때는 부러워서든 불쌍해서든,

그저 호기심이나 구경 차원을 넘지 않더라.

 

내가 살아보니까

정말이지 명품 핸드백을 들고 다니든,

비닐봉지를 들고 다니든

중요한 것은 그 내용물이더라.

 

내가 살아보니까

남들의 가치 기준에 따라

내 목표를 세우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고,

나를 남과 비교하는 것이 얼마나 시간 낭비고,

그렇게 함으로써 내 가치를 깎아 내리는 것이

얼마나 바보 같은 짓인 줄 알겠더라.

 

내가 살아보니까

결국 중요한 것은 껍데기가 아니고 알맹이더라.

겉모습이 아니라 마음이더라.

예쁘고 잘 생긴 사람은 TV에서 보거나

거리에서 구경하면 되고,

내 실속 차리는 것이 더 중요하더라.

재미있게 공부해서 실력 쌓고,

진지하게 놀아서 경험 쌓고,

진정으로 남을 위해 덕을 쌓는 것이

결국 내 실속이더라.

 

내가 살아보니까

내가 주는 친절과 사랑은 밑지는 적이 없더라.

소중한 사람을 만나는 것은 한 시간이 걸리고,

그를 사랑하게 되는 것은 하루가 걸리지만,

그를 잊어버리는 것은

평생이 걸린다는 말이 있더라.

 

내가 살아보니까

남의 마음 속에 좋은 추억으로 남는 것만큼

보장된 투자는 없더라."

 

 

'내가 살아보니까'는 영문학자이자 작가인 장영희

교수가 2009년 병상에서 쓴 마지막 에세이집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에 실린 한 구절이다. 

 

장영희 교수는 생후 1년 때 앓은 척수성 소아마비로

두 다리를 쓰지 못하는 1급 장애인이 되었다.

 

그녀는 어렵사리 서강대 영문과를 졸업한 후,

미국으로 건너가 1985년 뉴욕 주립대학에서 영문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고, 귀국해서는 모교인 서강대

영문과 교수로 재직했다. 
 
그녀는 2001년에는 유방암, 2004년에는 척추암

진단을 받아 굳은 의지로 이들 병마를 이겨내는 듯

했지만, 안타깝게도 2008년 다시 간암 진단을 받았고,

끝내 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2009년 5월, 56세를

일기로 생을 마감했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였던 그녀는 자신을 걱정하는

사람들에게 "하느님은 다시 일어서는 법을 가르치기

위해 넘어뜨린다"라고 말하며 투병의 와중에도

희망을 버리지 않고 '문학의 숲을 거닐다' 등

여러 권의 책을 냈다.   

그녀의 글에는 평생 장애와 병마로 힘든 삶을

살았던 사람으로 믿어지지 않을 만큼 삶에 대한

긍정과 발랄한 유머, 이웃에 대한 사랑이 묻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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