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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에서 배운다

고전에서 배운다 / 라틴어 세 문장

물아일체 2023. 12. 7. 04:00

라틴어는 고대 로마에서 공용어로 사용되었지만,

지금은 바티칸을 제외한 세계 어느 지역에서도

사용되지 않는 사멸된 고전 언어이다.

 

그러나 라틴어는 영어를 비롯한 유럽 주요 언어의

뿌리가 되었을 뿐만 아니라, 서양 인문학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 지금도 적지 않은 사람들이 라틴어를

공부하고 있다.

 

필자는 라틴어를 공부한 적은 없지만 살아오면서

제법 친숙해진 라틴어 문장들이 있다.

메멘토 모리(Memento mori), 카르페 디엠(Carpe

diem), 아모르 파티(Amor fati)가 그것들이다.

 

1. 메멘토 모리(Memento mori)

 

'메멘토 모리'는 죽는다는 것을 기억하라는 뜻의

문장이다.

보통 사람들은 죽음이 나와는 상관없는 일인 것처럼

살아간다. 그러나 생자필멸(生者必滅), 살아 있는 자는

반드시 죽는다.

 

고대 로마에서는 전쟁에 승리하고 개선하는 장군에게

노예들로 하여금 "메멘토 모리!"를 외치게 했고,

중세의 수도사들은 아침에 일어나면 "메멘토 모리!"라고

인사를 나누며 하루를 시작했다고 한다.

 

 

승리의 교만함과 일상의 안일함에 빠질 수 있는

그 순간에 죽음의 기억을 떠올려 더욱 겸손하고

의미 있는 삶을 살아가려 노력한 것이다. 

 

죽음을 마음 속으로 받아 들이고 늘 기억한다면

우리의 삶은 바뀐다.

죽음 앞에 권세와 영화, 시비와 다툼은 부질없다.

우리는 살아 가면서 늘 죽음을 기억하고 가족과 친구, 

사랑과 배려, 용서 같은 지극히 평범하고 보편적인 

가치들에 보다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할 것이다.

 

'메멘토 모리'의 경구 뒤에는 '카르페 디엠'과 '아모르

파티'라고 하는 메시지가 숨어 있다.

 

2. 카르페 디엠(Carpe diem)

 

'카르페 디엠'은 고대 로마의 시인 호라티우스가 쓴

시의 한 구절인데, ‘오늘을 잡아라’ 또는 ‘오늘을

즐기라’는 뜻으로, 지금 이 순간에 충실해서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자신의 개성과 정체성을

찾으라는 의미라고 하겠다.

 

 

'카르페 디엠'은 1989년에 제작된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 키딩 선생 역할을 한 배우 로빈 윌리엄스가

학생들에게 말하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널리 회자된

문장이기도 하다.

 

 

그런데, 영화에서는 '카르페 디엠'을 역설하던 로빈

윌리엄스가 2014년 우울증 때문에 스스로 생을 마감한

일은 안타까우면서도 아이러니컬하다.

어찌 보면 그 만큼 삶을 즐겁게 산다는 일이 쉽지

않음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하겠다.

 

人生不滿百 常懷千歲憂 (인생불만백 상회천세우)

사람들은 백 년도 못 살면서 천 년의 근심을 품고

살아간다.

이제는 해야 할 일 보다는,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즐겁게 살아가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지금 내가 느끼는 행복이 다시는 오지 못할 행복이고,

내가 즐기려는 이 순간 또한 내 생애에 다시 오지

않을 순간임을 명심해 후회 없는 인생을 살아야 할

것이다,

 

3. 아모르 파티(Amor fati)

 

'아모르 파티'는 인기 트롯 가수 김연자가 부른 동명의

대중가요 덕분에 우리에게 더욱 친숙해진 문장이다.

사랑을 뜻하는 아모르(Amor)와 운명을 뜻하는 파티

(fati)의 합성어인 '아모르 파티'는 자신의 삶을 긍정하고

사랑하는 태도를 의미한다.

 

 

'아모르 파티'는 운명에 체념하거나 굴복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삶에서 일어나는 고통까지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백 년도 못 채우고 소멸되는 우리의 인생은 우주의 

시간에서 보면 찰나와도 같은 짧은 순간이다.

사람들이 소중하다고 붙잡고 고민하는 일들을

한 발 물러나서 보면 지극히 하찮은 일인 경우가 많다.

필연적인 운명을 긍정하고 사랑할 때 인간은 위대해지며,

인간 본래의 창조성을 발휘할 수 있다.

 

김연자가 부른 <아모르 파티>의 노랫말처럼 산다는 건

다 그런 거다 생각하고 운명으로 받아들이며, 가슴이

뛰는 대로 살아가면 된다.

어떤 모습으로 사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떤

마음으로 사느냐가 중요하다.

 

                         

메멘토 모리, 카르페 디엠, 아모르 파티,

이들 라틴어 세 문장은 우리들로 하여금 어려움에도

좌절하지 않고, 성공에도 교만하지 않고, 짧은 인생을

헛되이 보내지 않을 수 있게 해주는 처방전이라고

할 수 있다.

 

기독교 신자가 주기도문을 암송하고, 불교 신자가

나무아미타불을 되뇌는 것처럼 우리들은 이들 라틴어

세 문장을 하루 한번만이라도 머리 속에 떠올려 보자.

마음이 한결 편안하고 즐거우며, 세상의 모든 것들이

더욱 아름답게 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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