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비문은 치열했던 한 인간의 삶의 기록이다. 재치와 유머가 담긴 촌철살인의 문장, 조금은 엉뚱한 글귀의 묘비문이 있는가 하면 자신의 인생을 함축한 묘비문도 눈에 띈다. 다양하게 표현된 명사들의 묘비문을 통해 그들이 후대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어했던 메시지와 그들의 삶을 살펴 본다..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천상병(1930~1993년) 시인의 묘비문으로 새겨진 그의 대표 시 '귀천(歸天)'의 한 구절이다. 천상병은 1952년 '문예'에 시 추천으로 등단한 후 '문단의 마지막 순수시인', '문단의 마지막 기인'으로 불리며 죽음과 피안, 인생의 비통한 현실 등을 간결하게 압축한 시를 썼다. 그는 “시인이면 그만이지 학력이 무슨 소용이냐”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