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리와 집념의 상징적 인물인 예양은 춘추시대 진(晉)나라 지백을 주군으로 섬겼다. 그러나 조양자가 지백을 죽이고 그 가문을 멸족시켰다. 이로써 진나라는 한, 위, 조 세 나라로 분열되어 그나마 존왕양이라는 명분이 살아 있던 춘추시대가 막을 내리고, 끝없는 생존경쟁과 하극상이 만연한 전국시대로 접어들게 되었으니 기원전 5세기 중반의 일이다. 이 과정에서 주도적 역할을 한 조양자는 지백에게 개인적인 원한이 많았다. 조양자는 지백을 죽이고도 직성이 풀리지 않아 그의 두개골에 옻칠을 하고 술잔(일설에는 요강)으로 사용하기까지 했다. 지백의 가신 중에 그의 총애를 받던 예양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예양은 조양자의 행위에 분개하여 말했다. “士爲知己者死 女爲悅己者容 (사위지기자사 여위열기자용) 선비는 자기를 알아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