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에서 찾는 삶의 지혜와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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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앙 4

고사성어를 만든 사람들 / 조조의 '자가당착(自家撞着)'

서기 198년, 후한 말 건안 3년 때의 일이다, 동탁의 잔당 장수(張繡)가 한나라의 도읍이었던 허도 남쪽 남양지방에서 반란을 일으켰다. 황제인 헌제는 승상인 조조가 직접 나서서 그들을 토벌하겠다고 하자 성밖까지 나가서 조조의 군사를 환송했다. 때는 초여름이었다. 조조는 군사를 이끌고 보리가 잘 익은 들판을 지나는데, 밭에서 일하는 농부들이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이상하게 여긴 조조가 곁에 있던 책사 곽가에게 물었다. "어째서 농부들이 보리수확을 하지 않는가?" "예, 농부들은 군사작전이 펼쳐지면 군대의 행패가 무서워 모두 달아나버립니다. 그 해악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이 말을 들은 조조는 그 지역 노인들에게 사람을 보내 불러 모은 후 술과 고기를 대접하며 그들을 안심시켰다. "나는 황제의 명으로 반..

고사성어를 만든 사람들 / 법치로 전국 통일의 기초를 닦은 상앙과 '입목득신(立木得信)'

상앙은 기원전 4세기 중국 전국시대 진(秦)나라의 정치가이다. 상앙은 본래 위(衛)나라 출신이었으나, 서자 신분이라 위나라에서는 뜻을 펼치기 어렵다고 생각해 진나라로 갔고, 진나라 왕 효공에게 부국강병을 유세하여 신임을 얻었다. 진왕 효공의 전폭적인 지지를 배경으로 상앙은 귀족의 세습 특권을 폐지하고, 군공(軍功)의 크고 작음에 따라 작위를 수여하는 제도와 연좌법을 시행하는 등 강력한 개혁 정책을 시행하였는데, 이러한 상앙의 개혁정책은 훗날 진시황이 천하통일을 이루는 밑거름이 되었다. 상앙은 개혁 초기에 부국강병을 추진하는 법률을 제정하고도 그것을 곧바로 시행하지 않았다. 개혁정책을 추진함에 있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백성들의 신뢰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어느 ..

법의 여신 디케와 법 앞의 평등

헌법은 모든 국민이 법 앞에 평등하다고 천명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의 국민 정서는 그와 상당한 괴리를 보이고 있다. 이현령 비현령(耳懸鈴鼻懸鈴),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라는 말이 있다. 같은 죄를 지은 사람에게 돈과 권력, 전관 등에 따라 법이 차별적으로 적용되거나 상황에 따라 법의 해석이 자의적으로 이뤄지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삼국시대 위나라 조조가 군대를 이끌고 출정했을 때였다. 병사들에게 군량미가 될 보리밭을 밟으면 참형에 처한다고 하여 모두들 조심스럽게 행군했는데, 마침 조조가 탄 말이 산비둘기에 놀라 그만 보리밭을 밟고 말았다. 난감해진 조조는 자신이 어떤 처벌을 받아야 할지 집법관에게 물었고 그는 “法不可於尊(법불가어존), 법은 존귀한 사람에게는 미치지 않는다”고 답했다. ..

클래식 단상 2018.06.15

신뢰를 잃으면 설 수 없다

개혁의 성공 조건은 믿음과 신뢰다. 개혁이 실패하는 원인은 기득권층의 저항과 방해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개혁을 이끄는 리더의 진정성이다. 리더의 사심이 배제된 진정성은 조직 구성원들로부터 믿음과 신뢰를 얻는 가장 큰 담보물이다. 제자인 자공이 공자에게 정치에 대해 물었다. “정치를 하자면 무엇이 가장 중요합니까?” 공자가 말했다. “양식을 풍족하게 하고, 군사를 풍족하게 하고, 백성에게 믿음을 줘야 한다.” 足食, 足兵, 民信之矣 (족식, 족병, 민신지의) 두 사람의 대화는 이어졌다. “그 중에서 부득이 하나를 버린다면?” “군대를 버려라.” “또 하나를 버린다면?” “식량을 버려라." "백성에게 신의를 잃으면 잠시라도 설 수 없는 것이다." 去兵, 去食, 民無信不立 (거병, 거..

클래식 단상 2018.06.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