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비문은 치열했던 한 인간의 삶의 기록이다. 재치와 유머가 담긴 촌철살인의 문장, 조금은 엉뚱한 글귀의 묘비문이 있는가 하면 자신의 인생을 함축한 묘비문도 눈에 띈다. 다양하게 표현된 명사들의 묘비문을 통해 그들이 후대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어했던 메시지와 그들의 삶을 살펴 본다. . "處染常淨" (처염상정)" (처한 곳은 더럽게 물들어도 늘 맑고 깨끗하다.) 통영국제음악당에 자리 잡은 윤이상(1917 - 1995년)의 묘비문 글귀이다. 윤이상의 이름 앞에는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작곡가', '통영이 낳은 세계적인 작곡가', '고국을 그리워하다 베를린에서 잠든 사람' 등의 여러 수식어가 붙는다. 윤이상은 14세부터 독학으로 작곡을 시작하였으며, 1935년 일본 오사카 음악학교에 입학해 정식으로 음악 공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