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에서 찾는 삶의 지혜와 즐거움!
고전은 마르지 않는 지혜의 샘, 스토리텔링의 보물창고.

남녀수수불친 2

고사성어를 만든 사람들 / 순우곤의 '주극생란(酒極生亂)'과 '견토지쟁(犬兎之爭)'

순우곤은 BC 4세기 중국 전국시대 제나라 위왕 때의 관료이자 학자이다. 그는 유머러스한 화법으로 상대를 설득하는데 능숙해 한나라의 역사가 사마천이 지은 '사기 골계열전'에는 그에 관한 재미있는 일화가 많다. 어느 날 술을 몹시 좋아하는 제나라 왕이 순우곤에게 주량이 얼마나 되느냐고 묻자 순우곤이 대답했다. “한 잔을 마셔도 취하고, 한 섬을 마셔도 취하지 않습니다. 왕께서 술을 내리시면 관원들이 옆에 있어 두렵고 엎드려 마셔야 하니 한 잔만 마셔도 취합니다. 친척 어르신께서 주시는 술을 받아먹다 보면 한 병에 취합니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 술잔을 기울이면 대여섯 말에 취합니다. 하지만 깊은 밤에 자리를 좁혀 남녀가 동석하고 신발이 서로 뒤섞이며, 술잔과 그릇이 어지럽게 흩..

권도(權道), 돌아가는 길

권력, 권세 등의 단어에 쓰이는 한자 권(權)은 저울, 저울추 또는 저울질을 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따라서 권력과 권세의 본래 기능은 힘과 세력을 저울질하여 균형을 유지하도록 하는 것이다. 저울은 거래의 공정성을 보장하기 위한 물건이다. 옛날에는 저울을 가지고 장난을 쳐 사람을 속이는 일이 많았는데, 오늘날에는 권력과 권세를 가지고 편법, 탈법을 저지르고 특혜를 누림으로써 공정성을 해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인간이 살아가는 도에는 정도와 권도가 있다. 정도는 말 그대로 사람으로서 당연히 걸어가야 할 바른 길이다. 그러나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다른 길을 선택해 돌아가야 할 경우도 있는데, 그것이 권도이다. 정도는 명분에 입각한 최선책이라 할 수 있고, 권도는 현실적..

클래식 단상 2019.09.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