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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표 2

효(孝), 평생에 고쳐 못할 일

제갈량의 출사표(出師表)를 보고 눈물을 흘리지 않으면  충신이 아니고, 이밀의 진정표(陳情表)를 읽고 눈물을 흘리지 않으면 효자가 아니라는 말이 있다. 촉(蜀)의 제갈량이 나라의 운명을 건 북벌에 나서면서 황제 유선에게 올린 출사표가 충의 표상이라면  제갈량과 같은 시기에 살았던 이밀이 진(晉) 황제 무제가 내린 관직을 사양하며 올린 진정표는 효행의 명문으로 손꼽힌다. 네 살 때부터 할머니 손에서 자란 이밀은 관직을 맡으라는 황제의 명령에 까마귀를 예로 들며 할머니가 돌아가시는 날 까지  곁에서 봉 수 있게 해달라고 진정했다. 할머니에 대한 효심이 구구절절 스며있는 진정표에 황제 무제도 감동해 자신의 뜻을 거두었다. 어린 까마귀가 성장한 뒤 늙은 어미 까마귀에게 먹이를 물어다 주는 것처럼 어버이 ..

클래식 단상 2025.01.10

고사성어를 만든 사람들 / 이밀과 '반포지효(反哺之孝)'

이밀은 AD 3세기경 중국 진(晉)나라 사람이다. 진나라는 삼국시대 위왕 조조의 책사였던 사마의 (중달)의 손자 사마염(무제, 武帝)이 삼국을 통일할 즈음에 세운 나라이다. 이밀은 원래 유비가 세운 촉한(蜀漢)에서 벼슬을 했던 인물인데, 태어난 지 6개월 만에 아버지를 여의고, 네 살 때 어머니도 재가하여 조모 유씨 손에 자라 조모에 대한 효심이 지극했다. 촉한이 유비의 아들 유선 때 진나라에 의해 멸망하자 진의 황제 무제(사마염)는 이밀의 학문과 인품을 높이 사 그에게 벼슬을 주려 하였다. 그런데, 이밀에게는 90세가 넘은 조모가 있었다. 이밀은 황제의 명을 따를 수 없는 사정을 글로 적어 무제에게 올렸으니 이것이 유명한 이다. “신 밀은 올해 마흔넷이고 조모는 96세이니, 신이 폐하께 절의를 다 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