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비문은 치열했던 한 인간의 삶의 기록이다. 재치와 유머가 담긴 촌철살인의 문장, 조금은 엉뚱한 글귀의 묘비문이 있는가 하면 자신의 인생을 함축한 묘비문도 눈에 띈다. 다양하게 표현된 명사들의 묘비문을 통해 그들이 후대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어했던 메시지와 그들의 삶을 살펴 본다. "내면을 사랑한 이 사람에게 고뇌는 일상이었고, 글쓰기는 구원을 향한 간절한 기도의 한 형식이었다" 프란츠 카프카(1883 - 1924년)의 묘비에 새겨진 문장이다. 그는 체코(당시는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중산층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나 독일어로 작품을 쓴 소설가이다. 이 때문에 그를 어느 나라 소설가로 봐야 할 것인가를 놓고 논란이 일기도 했다. 카프카는 41세의 짧은 생애를 살면서 많은 작품을 쓰지는 않았지만, 20세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