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상은 12세기 고려 중기 인종 때의 문인이자 정치가였다. 그는 5살 때 대동강 강물 위에 노니는 오리를 보고 “누가 새 붓을 들어 강물 위에 을(乙)자를 써놓았을까? (何人把新筆 乙字寫江波, 하인파신필 을자사강파)”라는 시를 지었다고 한다. 그의 대표 한시 ‘송인(送人)’도 과거에 합격하기 전 청년시절에 지은 작품이다. 정지상은 같은 시대를 살았던 '삼국사기'의 저자 김부식과 함께 최고의 문장가로 이름을 날렸는데, 묘청의 난에 가담했다가 진압군 사령관인 김부식에게 체포되어 참살되었다. 이와 관련해서는, 본래 자신의 글재주가 정지상에게 못 미치는 것에 늘 열등감을 갖고 있던 김부식이 묘청의 난을 구실로 문적(文敵)이자 정적(政敵)인 정지상을 처형한 것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정지상의 글 재주 앞에 김부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