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비문은 치열했던 한 인간의 삶의 기록이다. 재치와 유머가 담긴 촌철살인의 문장, 조금은 엉뚱한 글귀의 묘비문이 있는가 하면 자신의 인생을 함축한 묘비문도 눈에 띈다. 다양하게 표현된 명사들의 묘비문을 통해 그들이 후대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어했던 메시지와 그들의 삶을 살펴 본다. . "장미여, 오 순수한 모순의 꽃 겹겹이 눈꺼풀처럼 쌓인 꽃잎 아래 그 누구의 잠도 아닌 잠을 자는 즐거움" 라이너 마리아 릴케(1875 - 1926년)의 묘비에 새겨진 그의 시 '장미'이다. 릴케는 시의 소재로 장미를 많이 사용하고, 장미를 사랑했기에 '장미의 시인'으로 불리기도 한다. 릴케는 어느 날 연인에게 자신이 가꾼 정원에서 장미를 꺾어주려다 가시에 찔렸고, 그 상처를 통한 세균 감염이 원인이 되어 급성 백혈병으로 5..